솔직히 다 직접 해본 건 아니에요 — 새아빠백통 중고로 사면서 챙겨봤던 것들

저는 장비를 새 거로 사는 편은 아니에요. 새아빠백통도 중고로 데려왔어요. 솔직히 가격 때문이었어요. 새 거는 너무 비싸더라구요.

근데 중고는 또 무서운 게, 잘못 사면 수리비가 더 나오잖아요. 그래서 가기 전에 후기랑 검수 가이드 같은 거 진짜 많이 찾아봤어요. 막상 매장 가니까 그중에 제가 챙겨본 건 몇 개 안 되긴 했지만요. 그래도 그때 봤던 거랑, 사장님이 옆에서 알려주신 거 합쳐서 한 번 정리해두려구요. 저처럼 중고 처음 보러 가시는 분한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됐으면 좋겠어요.


먼저 가기 전에 챙긴 거요.

저는 그날 알칠(R7)이랑 어댑터(EF-EOS R)를 가방에 넣고 갔어요. 이건 진짜 챙기시는 게 좋아요. 매장에 있는 다른 바디로 테스트하면, 나중에 본인 바디에 끼웠을 때 핀이 안 맞거나 하는 걸 못 잡아내더라구요. 사장님도 “본인 바디 가져오신 거 잘하셨다”고 하셨어요.

노트북까지 챙겨가는 분도 있다던데, 저는 그 정도까진 안 했어요. 그냥 알칠 화면에서 최대로 확대해서 봤어요.


매장 도착해서 제일 먼저 본 건 마운트 부분이었어요.

렌즈랑 바디가 만나는 그 금색 단자 부분요. 거기 까맣게 닳았거나, 푸르스름하게 부식된 것 같으면 좀 별로래요. 통신 에러 뜨는 경우가 있다고 하더라구요. 마운트 나사가 풀려있거나 틈이 벌어져 있는 것도 안 좋다고 들었어요. 떨어뜨린 적 있는 렌즈일 수 있다고요.

그 다음에 본 건 줌 링이랑 포커스 링 돌려보는 거였어요. 70mm에서 200mm까지 쭉 돌려봤는데, 느낌이 일정해야 한대요. 어디 한 군데 걸리거나 ‘사각사각’ 모래 소리 같은 게 나면 안에 뭐가 들어갔거나 충격 받은 거라구요. 제가 산 건 다행히 부드러웠어요.

AF/MF 스위치, 손떨림 보정 스위치도 한 번씩 딸깍거리면서 눌러봤어요. 헐겁지 않게 딱딱 걸리면 괜찮은 거예요.


여기서부턴 좀 긴장하면서 봤어요. 렌즈 안쪽 보는 거요.

핸드폰 손전등 켜서 렌즈 안을 비춰봤어요. 두 가지 보려고요. 곰팡이랑 먼지요.

곰팡이는 거미줄처럼 퍼졌거나, 작은 꽃 모양으로 하얗게 핀 게 보이면 안 사는 게 좋대요. 코팅을 갉아먹는다고 하더라구요. 다른 렌즈로 옮을 수도 있다고요. 이건 보이면 그냥 돌아서야 하는 것 같아요.

먼지는 좀 다르다고 했어요. 미세한 먼지 한두 개 정도는 사진에 안 나온대요. 근데 뭉텅이로 들어있으면 조리개 조였을 때 점처럼 찍힌다고 하더라구요. 청소 비용이 또 만만치 않다고요. 제가 본 건 먼지 몇 개 있긴 했는데 사장님이 “이 정도는 괜찮아요” 하셔서 그냥 넘어갔어요.

발삼 끊김이라는 것도 봐야 한다고 들었는데, 솔직히 저는 이건 잘 못 봤어요. 렌즈 알이랑 알 사이를 붙여주는 접착제가 오래되면 떨어지는 현상이래요. 가장자리에 무지개색 기름띠 같은 게 보이면 그거라고 하더라구요. 이건 수리도 거의 안 된다고 해서 무섭긴 했는데, 사장님이 “이 렌즈는 그런 거 없어요” 하셔서 믿었어요. 보증해주신다고 했거든요.


그리고 실제로 알칠에 끼워서 찍어봤어요.

동물 눈 검출 AF 켜고, 매장 안에서 가까운 거 멀리 있는 거 번갈아 찍어봤어요. 초점이 ‘척’ 하고 잡혀야 한다고 하더라구요. ‘끽끽’ 거리는 소리가 나면 모터가 다 됐다는 신호래요. 다행히 제 건 조용했어요.

손떨림 보정도 확인했어요. 귀를 렌즈에 대고 반셔터 누르니까 ‘지잉’ 하는 작은 소리가 들렸어요. 뷰파인더 화면이 툭 하고 멈추는 느낌도 있었구요. 이게 되는 거래요.

200mm까지 당겨서 셔터 좀 느리게 해놓고 찍어봤는데, 안 흔들리고 잘 나왔어요.


마지막에 본 건 사진 결과물이에요.

평평한 벽 한번 찍어봤어요. 정중앙에 초점 맞춰 찍고, 알칠 화면에서 왼쪽 끝이랑 오른쪽 끝을 번갈아 확대해서 봤어요. 한쪽은 선명한데 다른 쪽이 흐릿하면 ‘편심’이라는 거래요. 렌즈 안의 알들이 한쪽으로 쏠려있는 거라고요. 이것도 다행히 양쪽 다 비슷하게 나왔어요.

조리개도 한번 끝까지 조여봤어요. f/22까지요. 연사로 몇 장 찍었는데, 어떤 건 너무 밝게 나오거나 에러가 뜨면 조리개 날에 기름 묻은 거래요. 제 건 다 비슷하게 잘 나왔어요.


이렇게 적고 보니 꽤 많이 본 것 같지만, 솔직히 매장에서 보낸 시간은 30분이 채 안 됐어요. 그리고 위에 적은 거 다 챙긴 것도 아니었어요. 발삼 끊김 같은 건 사장님 말 믿고 넘어간 거고, 편심도 알칠 화면으로 본 거라 완벽하진 않았을 거예요.

근데 그래도 한 번씩 훑어보고, 사장님이 보증해주신다고 하면 그게 제일 컸던 것 같아요. 보증 확실한 분한테 사는 게, 가격 몇만 원 싸게 사는 것보다 마음 편하더라구요.

혹, 중고 렌즈 사러 가실 계획 있으신가요? 그럼 위에 적은 것 중에 한두 개라도 챙겨가 보시죠. 다 못 봐도 괜찮아요. 저도 다 못 봤어요. 그래도 한 번씩 만져보고 돌려보고 안을 들여다보면, 그 짧은 시간이 나중에 마음 편한 거래로 이어지는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