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에버랜드 가서 동물 친구들을 찍다 보니, 카메라 셋팅을 그때그때 만지는 게 솔직히 좀 번거롭더라구요. 그래서 어느 순간부터는 자주 쓰는 셋팅을 미리 잡아두고, 상황에 맞게 꺼내 쓰는 식으로 굳어졌어요.
오늘은 제가 캐논 R7에 새아빠백통(70-200mm) 물려서 동물 친구들 찍을 때 만져두는 셋팅 다섯 가지를 정리해볼게요. 정답은 아니고, 그냥 제가 쓰면서 편했던 셋팅들이에요.

1. 동물 인식 + 눈 검출 켜두기
R7은 동물 인식이 진짜 잘 돼요. 솔직히 이 기능 하나 때문에 R7 쓰는 분들도 많을 거예요.
저는 그냥 기본으로 켜두고 다녀요. 멀리 있을 때는 몸 전체를 잡다가, 가까이 다가오면 알아서 눈으로 옮겨가더라구요. 새아빠백통은 조리개 열면 초점 맞는 영역이 얇아서, 눈에 핀이 안 맞으면 사진 전체가 흐릿해 보이거든요. 그래서 눈 검출은 거의 항상 켜두는 편이에요.
설정 위치는 AF 메뉴 1번 탭에서 인식 대상을 ‘동물’로, 눈 검출을 ‘활성화’로 두면 돼요.
2. 예비 촬영(Pre-shooting) — 늦게 누른 셔터를 살려주는 기능
이 기능은 알게 된 다음부터 진짜 자주 써요.
동물 친구들은 갑자기 고개를 휙 돌리거나, 하품을 한다거나, 점프를 한다거나, 예상 못 한 순간에 움직이잖아요. 셔터를 누르면 이미 그 순간이 지나가있는 경우가 많아요. ‘아 진짜 방금 그거 찍었어야 했는데’ 싶은 거요.
예비 촬영을 켜두면 셔터를 완전히 누르기 0.5초 전부터 이미 사진이 기록돼요. 셔터 반누름만 하고 있다가, 진짜 찍고 싶은 순간에 끝까지 눌러주면 그 직전 0.5초까지 함께 저장되는 식이에요.
대신 RAW 버스트 모드 안에 들어있는 기능이라, 한 번에 찍히는 양이 많아요. 빠른 메모리 카드가 있는 게 좋고, 나중에 컷 골라내는 작업이 좀 필요해요. 근데 이거 켜두고 놓친 줄 알았던 순간을 건진 적이 한두 번이 아니라서, 저는 그 수고가 아깝지 않더라구요.
3. 서보 AF — Case 2로 두고 쓰기
방사장에서 동물 친구들 찍다 보면 앞에 나뭇가지가 지나간다거나, 다른 분 머리가 잠깐 화면을 가린다거나 하는 일이 진짜 많아요. 이때 카메라가 초점을 그쪽으로 옮겨버리면 원래 찍던 친구가 흐려져버리거든요.
저는 Case 2로 두고 다녀요. 추적하던 친구를 끈질기게 기다려주는 모드예요. 앞으로 뭐가 지나가도 초점을 바로 옮기지 않고 원래 친구한테 다시 돌아와요.
추적 감도를 마이너스 쪽으로 좀 더 내려두면 더 끈질기게 잡아줘요. 저는 -1 정도로 두는 편이에요.
4. 백버튼 포커스 — AF-ON으로 초점 따로 빼두기
이건 처음에 좀 어색했는데, 익숙해지니까 다시 못 돌아가겠더라구요.
기본 설정은 셔터를 반누름할 때마다 초점을 다시 잡잖아요. 근데 저는 그게 오히려 불편할 때가 많았어요. 초점 한 번 잡아두고 구도만 살짝 바꾸고 싶은데, 셔터 반누름하면 또 초점이 다른 데로 가버리고.
백버튼 포커스는 초점 기능을 셔터에서 떼서 뒤쪽 AF-ON 버튼한테만 맡기는 거예요. 셔터는 그냥 사진 찍는 것만 담당하고요.
움직이는 동물 친구를 쫓을 때는 AF-ON을 꾹 누르고 있고, 가만히 있는 친구를 찍을 때는 한 번 톡 눌러서 초점 잡아두면 끝이에요. 손가락이 좀 한가해지는 느낌이라 그게 편해요.
그리고 렌즈에 있는 조절 링(Control Ring)에는 ‘노출 보정’을 걸어두면 좋아요. 햇빛이 갑자기 밝아지거나 그늘로 들어갈 때 왼손으로 바로 밝기를 조절할 수 있거든요.
5. 셔터 방식 — 보통은 기계식, 빠른 순간만 전자식
알칠은 기계식으로 초당 15장, 전자식으로 30장까지 찍혀요. 숫자만 보면 전자식이 무조건 좋아 보이는데, 막상 써보면 상황 따라 달라요.
전자식 30fps는 진짜 빠른 움직임 잡을 때만 써요. 점프하는 순간이라거나, 막 뛰는 친구라거나. 대신 빠르게 움직이는 물체는 살짝 휘어져 보이는 현상(롤링 셔터)이 생길 수 있어요.
기계식 15fps가 저는 제일 자주 쓰는 모드예요. 일반적인 동물 친구들 움직임은 15fps로도 차고 넘치더라구요. 셔터 소리도 좋아서 찍는 맛이 있어요.
전자식 선막 셔터는 망원으로 미세한 흔들림이 신경 쓰일 때 절충안으로 써요. 새아빠백통이 무거운 렌즈라 셔터 충격이 사진에 영향을 줄 때가 있는데, 그럴 때 도움이 돼요.
한 줄 코멘트
저도 처음엔 매번 메뉴 들어가서 셋팅 바꾸면서 찍었어요. 근데 그러다 보면 정작 찍고 싶었던 순간을 놓치는 일이 많더라구요. 자주 가는 장소, 자주 찍는 친구들이 정해져 있다면 셋팅을 미리 만져두는 게 훨씬 편한 것 같아요.
오늘 정리한 다섯 가지는 제가 매주 에버랜드 갈 때 그대로 들고 다니는 셋팅들이에요. 혹, R7이랑 새아빠백통 조합 쓰시는 분 계시다면, 한 번 만져보시고 본인한테 맞는 셋팅으로 또 살짝씩 바꿔보시는 것도 재미있을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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