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날씨를 좀 타는 편이에요. 그래서 출사 날은 하늘만 보고 나가는데, 매주 에버랜드를 다니다 보면 멀쩡하던 하늘이 갑자기 흐려질 때가 있더라구요. 빗방울이 한두 개 떨어지기 시작하면 동물 친구들보다 손에 든 알칠이랑 새아빠백통부터 걱정되구요.
처음엔 솔직히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서 우왕좌왕했어요. 그냥 옷으로 대충 닦고 계속 찍었거든요. 근데 순서만 알아두니까 장비 상하는 걸 꽤 줄일 수 있더라구요. 그래서 제가 가방에 챙겨두는 것들이랑, 비나 눈 맞았을 때 하는 순서를 정리해봤어요.
일단 겉면 물기부터 살살
빗방울이나 눈이 묻었으면 마른 극세사천으로 겉을 가볍게 닦아요. 박박 문지르기보다 물기를 눌러서 빨아들인다는 느낌으로요. 털어내려고 흔들거나 세게 닦으면 오히려 물이 안쪽으로 더 들어갈 수 있다고 하더라구요. 찍는 중이면 비닐봉투나 레인커버에 잠깐이라도 넣어두는 게 좋아요. 짧은 시간이라도 가려주니까요.
전원 끄고 배터리 빼기
겉을 정리했으면 전원부터 꺼요. 그리고 배터리랑 메모리카드도 빼두구요. 이게 좀 중요한 게, 물이 남아있는데 전원이 켜지면 안에서 합선이 날 수 있거든요. “어, 아직 켜지네?” 하고 확인하고 싶어도 다 마르기 전까진 안 켜는 게 안전한 것 같아요.
렌즈는 분리해서 따로
저는 새아빠백통 쓰니까 바디랑 렌즈를 분리해요. 렌즈 캡 닫고 지퍼백이나 파우치에 넣어서 습기 안 들어가게 하구요. 줌링이나 초점링이 젖었으면 억지로 안 돌려요. 안에 모터랑 기어가 물기에 예민하다고 하더라구요. 바디랑 렌즈 만나는 접점 부분은 특히 신경 쓰이는데, 마른 천으로 살살 눌러서 물기만 닦아요.
말리는 건 천천히
급하다고 뜨거운 바람을 쐬는 건 오히려 안 좋아요. 통풍 잘 되는 그늘에 두고 그냥 자연 건조하는 게 제일 낫더라구요. 시간이 좀 걸려도요. 저는 실리카겔 같은 제습제랑 같이 밀폐 통에 넣어둬요. 남은 습기 빨아들이는 데 도움 돼요. 헤어드라이기는 정 급하면 멀리서 약하고 미지근한 바람으로 잠깐만요. 뜨거운 바람은 안쪽 부품이 변형되거나 접착제가 상할 수 있다고 해서, 저는 잘 안 쓰는 편이에요.
눈이 얼어붙었으면 그냥 두기
눈이 카메라 위에서 얼어붙었으면 손으로 긁거나 떼어내지 않는 게 좋아요. 실온에 두고 천천히 녹게 두는 거예요. 다 녹고 나서 남은 물기를 부드러운 천으로 닦아주구요. 눈은 녹으면서 작은 틈으로 스며들 수 있어서, 말리는 과정이 특히 중요한 것 같아요.
결국은 미리 챙겨두는 게 제일
사실 제일 좋은 건 미리 챙겨두는 거더라구요. 작은 레인커버 하나, 마른 천 한 장, 지퍼백 몇 개. 가방에 넣어둬도 부피가 얼마 안 되거든요. 찍고 와서는 가방 안에 습기 찼나 한 번 보고, 제습제 같이 넣어두는 습관 들이면 장비가 좀 더 오래가는 것 같아요.
날씨는 어쩔 수 없지만, 대처는 미리 해둘 수 있으니까요. 혹, 저처럼 출사 중에 갑자기 비 만나서 당황하신 적 있으셨으면, 다음 나가실 때 지퍼백 몇 개라도 가방에 넣어보세요. 막상 한 번 챙겨두면 마음이 좀 편하더라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