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캐논 R7사기 전에 DSLR을 한참 썼던 사람이에요. 그래서 미러리스로 넘어올 때 솔직히 고민을 진짜 많이 했어요. 멀쩡히 잘 쓰던 DSLR이 있는데 굳이 바꿔야 하나, 사진은 그래도 DSLR이라던데, 이런 생각이 한참 머릿속을 맴돌았거든요.
근데 제가 찍는 게 주로 에버랜드 동물 친구들이잖아요. 이리저리 알아보니까 동물 찍기엔 미러리스가 훨씬 낫다는 얘기가 많더라구요. 그래서 결국 DSLR은 그대로 두고 미러리스로 갔어요. 지금 와서 보면 저한테는 그 선택이 맞았던 것 같아요.
혹, 저처럼 둘 사이에서 고민 중이신가요? 그럼 제가 직접 둘 다 써보면서 느낀 차이를 좀 풀어볼게요.
거울이 있고 없고, 그게 뭐가 다른데
이름부터가 차이예요. DSLR은 안에 거울이 들어있어요. 렌즈로 들어온 빛이 거울에 반사돼서 뷰파인더로 바로 가거든요. 그래서 뷰파인더로 보면 지금 눈앞 장면이 그대로 보여요. 셔터를 누르는 순간 그 거울이 위로 탁 올라가면서 센서에 빛이 닿는 구조예요.
미러리스는 그 거울이 없어요. 빛이 곧장 센서로 가고, 그걸 화면이나 전자식 뷰파인더로 보여주는 거예요. 거울이 빠지니까 바디가 더 작고 가벼워졌어요. 제가 들고 다니는 알칠도 백통(70-200) 달면 묵직하긴 한데, 바디 자체는 예전에 쓰던 DSLR보다 확실히 가벼워요.
동물 찍을 거면 미러리스가 편하더라구요
제가 미러리스로 넘어온 결정적인 이유가 이거예요. 동물 친구들은 가만히 안 있잖아요. 판다 친구들도 그렇고, 호랑이 형아는 더하구요. 미러리스는 눈을 인식해서 초점을 딱 잡아주는 기능이 잘 돼있어서, 움직이는 애들 눈에 초점 맞추기가 훨씬 수월하더라구요.
예전에 DSLR 쓸 땐 초점 잡다가 놓치는 순간이 좀 있었거든요. 근데 미러리스로 바꾸고 나서는 그런 아쉬움이 많이 줄었어요. 연사도 빠르게 돌아가서 결정적인 순간을 놓칠 일이 적었구요. 셔터 소리 없이 조용히 찍을 수 있는 것도 동물 친구들한테는 좋더라구요. 갑자기 큰 소리 나면 애들이 놀라잖아요. 찍기 전에 화면으로 결과를 미리 볼 수 있는 것도 저한텐 편했어요. 노출이 어두운지 밝은지 찍기 전에 알 수 있으니까요.
그래도 DSLR이 나쁜 건 아니에요
써봤으니까 하는 얘기인데, DSLR도 분명 좋은 점이 있어요. 광학 뷰파인더로 보는 그 느낌, 진짜 눈으로 직접 보는 거라 전자 화면이랑은 좀 달라요. 배터리도 오래 가구요. 전자 화면을 계속 켜두는 미러리스는 배터리가 생각보다 빨리 닳거든요. 저도 출사 나갈 땐 여분 배터리를 꼭 챙겨요.
그리고 DSLR은 이미 나와있는 렌즈가 워낙 많고, 가격도 안정돼 있어요. 이건 저도 알아볼 때부터 충분히 알고 있던 장점이에요. 튼튼한 느낌도 DSLR 쪽이 좀 더 있었던 것 같구요. 중고로 알아보면 값도 많이 내려와서, 사진 위주로만 찍을 거면 DSLR도 괜찮은 선택이에요. 그래도 저는 찍는 게 동물이라 결국 미러리스로 갔어요.
그래서 나한테 뭐가 맞을까
전체적으로 보면 이렇게 갈리는 것 같아요. 움직이는 동물 친구들이나 영상까지 같이 찍고, 가볍게 들고 다니고 싶으면 미러리스가 편해요. 반대로 풍경이나 인물처럼 가만히 있는 걸 사진 위주로 찍고, 광학 뷰파인더 느낌이 좋고, 가성비로 가고 싶으면 DSLR도 여전히 괜찮구요.
저는 동물 찍는 사람이라 미러리스로 왔고, 지금은 알칠에 백통 물려서 잘 쓰고 있어요. 혹 저랑 비슷하게 동물이나 움직이는 걸 주로 찍으실 거면, 미러리스 쪽을 한 번 진지하게 보셔도 좋을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