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카메라를 고를 때 “내가 뭘 찍을지”부터 생각하는 편이에요. 멋있는 바디, 풀프레임이라는 이름값, 그런 것도 솔직히 흔들리긴 해요. 근데 막상 결정하는 순간엔 늘 한 가지로 돌아오더라구요. 나는 동물 친구들을 찍는다.
이번에 신도림 테크노마트 돌면서도 그랬어요. R6 Mark II 앞에서 한참 망설였어요. 풀프레임 특유의 깨끗한 결과물, 솔직히 흔들렸어요. 근데 결국엔 알칠을 집어들었어요. 예산 때문만은 아니었어요. 동물 친구들 찍는 데는 R7이 더 맞겠다 싶어서요.
그때 제가 왜 R7을 골랐는지, 좀 풀어보려고요.

1. 크롭바디라서 망원이 더 멀리 가요
동물 친구들 찍을 땐 결국 “얼마나 가까이 담을 수 있냐”가 제일 중요해요. 동물 친구들이 가까이 와주는 일은 잘 없잖아요. 보통은 멀리 있고, 그 거리만큼 망원이 필요해요.
새아빠백통을 풀프레임 바디에 물리면 그냥 200mm까지예요. 근데 알칠처럼 크롭바디에 물리면 환산했을 때 320mm 정도가 돼요. 화질은 그대로인데 화각만 더 당겨지는 느낌이에요. 풀프레임에서 같은 거리를 얻으려면 훨씬 비싼 렌즈가 필요한데, 크롭바디는 그걸 바디 특성으로 그냥 해결해주는 거예요.
2. 화소가 더 촘촘해서 잘라쓰기 좋아요
R6 Mark II가 2,420만 화소, R7이 3,250만 화소예요. 센서는 R7이 더 작은데 그 안에 점이 더 빽빽하게 박혀있는 셈이에요.
이게 왜 좋냐면, 사진을 잘라서 쓸 때 차이가 나요. 동물 친구들 눈을 더 강조하고 싶어서 사진을 크롭하잖아요. 그때 R7이 잘라내고도 남는 화소가 더 많아요. 털 한 올 한 올 보이는 게 중요한 사진에선 이게 생각보다 커요.
3. 초점이 잘 붙어요
이건 직접 써보고 좀 놀랐던 부분이에요. R7이 위에 있는 R3라는 기종이랑 같은 초점 시스템을 쓴다고 하더라구요. 알아볼 때 이 부분이 좀 매력적이었어요. 그래서 그런가, 복잡한 배경에서도 동물 친구들 눈을 잘 잡아요.
레서판다처럼 나무 위에서 왔다갔다 하는 친구들 찍을 때, 카메라가 알아서 눈에 초점을 맞춰주는 게 진짜 편해요. 호랑이 형아처럼 빠르게 움직이는 친구도 곧잘 따라가구요.
4. 연사가 빨라요
R7이 기계식으로 초당 15장, 전자식으론 초당 30장까지 찍혀요. 동물 친구들 표정은 정말 한 순간이에요. 하품하는 그 짧은 사이, 뒤를 돌아보는 그 한 장. 그런 거 놓치고 싶지 않은데 R7이 그걸 잘 잡아줘요.
5. 동영상도 동물 친구들 찍기에 충분해요
저는 사진이 메인인 사람인데, 요새 동영상도 공부중이에요. 그래서 알칠로 영상도 이것저것 찍어보고 있어요. 4K 60p까지 되고, 풀HD에선 120p로 슬로우모션도 찍히더라구요.
직접 써보니까 영상에서도 초점이 잘 따라와요. 판다 친구들이 사부작사부작 움직일 때 초점이 흔들리지 않고 잘 붙어있어요. 사진에서 초점 잘 잡아주는 그 느낌이 영상에서도 그대로예요.
아직 공부중인 입장에서 말씀드리면, 알칠 동영상은 부족하다고 느낀 적이 없어요. 동영상이 메인이신 분들은 또 따져볼 게 많겠지만, 저처럼 사진이 메인이고 영상도 같이 익혀가는 정도라면 충분한 것 같아요.
6. 바디에서 아낀 돈으로 렌즈를 더 좋은 걸로
이게 사실 제일 현실적인 이유예요. R6 Mark II랑 R7이 가격 차이가 꽤 나요. R7으로 가서 아낀 돈을 새아빠백통에 보탰어요.
저는 결과물을 좌우하는 건 결국 렌즈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풀프레임 + 그냥 그런 렌즈”보단 “크롭바디 + 좋은 렌즈”가 저한텐 더 맞았어요.
R6 Mark II가 나쁜 카메라라서 R7로 간 게 아니에요. R6 Mark II는 좋은 카메라예요. 근데 제가 찍으려는 친구들은 늘 멀리 있었고, 더 가까이 더 자세히 담고 싶었어요. 그래서 저한텐 R7이 맞는 도구였어요.
혹, 지금 R7이랑 R6 Mark II 사이에서 고민중이신가요? 그럼 본인이 주로 뭘 찍는지부터 생각해보시면 좋을 것 같아요. 망원이 많이 필요한 사진을 찍으신다면 R7도 충분히 매력적인 선택이에요. 두루두루 다 찍으신다면 고민이 좀 더 깊어질 수밖에 없구요. 사실 이렇게 이것저것 알아보고 고민하는 시간이 또 재미있긴 해요.
저는 R7이랑 새아빠백통 조합으로 매주 에버랜드 다니는데, 아직까지 후회 없어요. 가볍고, 망원 잘 당겨지고, 동물 친구들 잘 잡아주고요. 본인한테 맞는 카메라 만나는 거, 그것도 사진 즐거움 중 하나인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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